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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0222_[논평] 법에 명시된 이동권을 권리라고 부르지도 못하는가! 홍길동이 되어버린 장애인의 설움, 오호통재라!- 장애인 시외이동권 소송 원심판결을 파기 환송한 대법원 판결에 부쳐

  • [보도&성명]
  • 한자협
  • 04-11
  • https://www.kcil.or.kr/post/329

[논평] 법에 명시된 이동권을 권리라고 부르지도 못하는가! 홍길동이 되어버린 장애인의 설움, 오호통재라!

- 장애인 시외이동권 소송 원심판결을 파기 환송한 대법원 판결에 부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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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장애인인권단체들은 국가와 서울시․경기도, 버스회사를 상대로 차별 구제 및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냈다. 원심은 ‘원고들이 고속버스, 광역버스 등을 이용할 수 있도록 버스회사들이 원고들에게 휠체어 승강설비 등 승하차 편의를 제공하라’고 판결했다. 그러나 2022년 2월 17일 대법원은 이러한 판단이 비례의 원칙에 반해 과도하다고 판단하고 원심을 파기 환송하였다. 8년을 기다린 대법원 선고였지만, 이로써 21년의 장애인 이동권 보장 외침에도 불구하고 장애인의 자유로운 이동은 또다시 기약 없이 유보되었다.

 

대법원은 원심이 피고 버스회사들에게 “즉시, 모든 버스에” 휠체어 탑승설비를 제공하도록 명한 것은 위법하다고 보았다. 대법원은 휠체어 탑승설비 설치 대상 노선은 원고들이 향후 탑승할 ‘구체적․현실적 개연성이 있는 노선’으로 하되, 그 노선 범위 내에서 피고 버스회사들의 재정상태 등을 감안하여 휠체어 탑승설비를 단계적으로 설치해나가도록 했어야 한다고 판결했다.

 

그러나 시외·고속버스의 경우 휠체어 이용자가 탑승 가능한 차량은 2021년 기준 7대에 불과하다. 기반 자체가 없어 이용하지 못하는데 거꾸로 이용가능성을 기준으로 탑승설비를 설치하라는 것은 앞뒤가 맞지 않는다. 장애인이 ‘향후 탑승할 노선’이라는 ‘구체적․현실적 개연성’이라는 것은 대체 누가 어떻게 판단할 수 있다는 말인가. 비장애인은 언제든 누릴 수 있는 이동의 자유를, 장애인은 ‘향후 탑승할 노선’에 한해서만 보장하라는 대법원의 판결 자체가 명백한 차별이다.

 

또한 대법원은 원심이 국가 및 지자체에게 차별 책임을 지울 수 없다고 판단한 것은 옳다고 판시했다. 교통약자가 모든 교통수단을 차별없이 이용하여 이동할 권리가 규정되고 교통약자에게 승하차 편의를 제공할 의무가 법률화된지 17년이 지났고 장애인차별금지법이 만들어져 이동 및 교통수단에서 차별받지 않을 권리를 명시한지도 14년이 흘렀다. 장애인은 고속버스 등 시외이동수단을 이용할 수 없는 명백한 차별을 당하고 있지만 국가와 지자체의 교통약자에 대한 이동권 보장 책임은 빠졌고 그 몫은 민간사업자에게 떠넘겨졌다.

 

혹자들은 세상 살기 좋아졌다고 말한다. 지하철에는 엘리베이터가 생겼고 저상버스도 눈에 익다. 그러나 아직도 갈 길이 멀다. 2021년 12월 교통약자의 이동편의 증진법이 개정되었다. 해당 개정안에 따르면 노선버스 운송사업자

 

가 운송차량을 대․폐차할 경우 저상버스를 의무적으로 도입해야 한다. 그러나 도로의 구조․시설 등이 저상버스의 운행에 적합하지 않다고 승인받는 경우에는 저상버스 의무 도입에서 제외된다.

 

이처럼 장애인 이동권 실현은 아직도 갈 길이 멀지만 이번 대법원 판결 파기 환송으로 인해 또다시 후퇴하고 말았다. “법에 명시된 이동권을 권리라고 부르지도 못하는가! 홍길동이 되어버린 장애인의 설움, 오호통재라!” 법에 명시된 권리를 권리로써 보장할 예산의 책임을 정부와 국회가 회피해왔고, 사법부는 이를 용인하였다. 대한민국은 삼권분립 국가가 아니라 삼중차별 국가였던 것이다.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를 비롯한 장애인인권단체들은 장애인의 이동권, 교육권, 탈시설권리의 실현을 위해 정부의 장애인 권리예산 보장을 촉구하는 출근선전전을 혜화역에서 54일째, 대선후보의 장애인 권리예산 보장 약속을 촉구하는 지하철타기 캠페인을 20일째 진행하고 있다. 행정부, 입법부, 사법부가 저지른 삼중차별 탓에 매일 아침 시민들과 마찰을 겪고 있지만 장애인도 평등하게 권리를 보장받아 자유롭게 이동하고, 평등하게 교육받고, 감옥 같은 거주시설에서 살지 않는 세상에 다다를 때까지 우리는 결코 멈추지 않을 것이다.

 

2022.02.22.

장애인차별금지추진연대,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 전국장애인부모연대, 전국장애인야학협의회, 한국뇌병변장애인인권협회, 한국장애인자립생활센터협의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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