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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0427_[논평]_장애인의 하루도 비장애인과 동일한 24시간이기에

  • [보도&성명]
  • 한자협
  • 04-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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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도자료

한국장애인자립생활센터협의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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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사회 단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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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4월 27일(수)

담당

이정한 (02-738-0420)

페이지

총 2매

제목

전장애인의 하루도 비장애인과 동일한 24시간이기에

 


논 평



장애인의 하루도 비장애인과 동일한 24시간이기에



장애인차별철폐투쟁 20주년을 맞이하는 2022년. 대한민국 사회는 싸우는 장애인의 등장에 시선을 고정한 채 각자의 방식으로 공명하고 있다. 누군가는 장애인의 더딘 지하철 승차에 불만을 토로하고, 또 누군가는 그 투쟁의 시간에 빚졌다며 응원과 연대를 속삭인다. 우리는 시간을 붙잡고 싸우고 있다. 우리의 투쟁은 시간을 획득하기 위한 투쟁이다. 우리는 비장애인의 속도로 달리는 사회를 붙들고, ‘정시성이 생명’이라는 반쪽짜리 시스템을 붙잡고 있다.


시설 거주 장애인의 수십 년보다 비장애인의 출근길 5분이 더 중요한 문제로 여겨지는 사회, 활동지원의 공백으로 인해 뜬눈으로 밤을 지새우는 중증장애인의 어둠이 잊히는 사회가 여기에 있다. 이 사회를 붙들어 세워 더딘 시계를 꺼내 보이는 우리에게 집권 여당이 될 정당의 대표는 비문명적 행위라고 이죽거리며 투쟁의 대상이 누구냐 반문한다. 우리는 답한다. 20년 내내 투쟁의 상대는 장애인을 배제하는 ‘정상성’이라는 신화라고. 우리는 우리의 시간을 알리고 있다.


장혜영 의원이 2020년 6월 발의한 ‘활동지원 24시간 보장법’이 통과돼 만 65세 장애인에 대한 인권 침해 사안을 일부 해소했다. 그러나 당시 24시간 보장을 위한 조항은 상임위 소위원회의 문턱을 넘지 못했고 장애인의 권리도 그 턱 아래에 멈춰 섰다. 이에 장혜영 의원은 지난 4월 20일 장애인차별철폐의 날을 맞아 활동지원제도에 대한 장애인 당사자의 권리와 국가 책임 강화를 명시한 개정 법률안을 다시 한번 발의했다.


‘현대판 고려장’이라 불리는 활동지원법 제5조 제2호(신청자격)는 개정되었지만 여전히 당사자의 선택권 보장이 이루어지지 않고 있으며 대상자 선정 기준은 매우 협소하다. 또한 해당 조항은 만 65세 미만 노인장기요양 수급 장애인의 활동지원 신청을 원천적으로 봉쇄하고 있는데, ‘헌법불합치’ 판결을 받아 올해 12월 31일까지 입법 개선을 해야 함에도 복지부는 개선 방침을 공개하지 않고 있다. 장혜영 의원의 개정안은 해당 사안에 대해 장애인의 ‘선택권 보장’을 명시하는 등 당사자의 주체성과 권리를 보장하는 조항들을 담고 있다.


장애등급제의 단계적 폐지 이후 3년, 획일적 기준에 맞춰진 행정 편의적·공급자 중심의 복지 체계를 개편하고자 했던 장애계의 염원은 부족한 예산과 그에 맞춰진 서비스지원 종합 조사라는 판정 도구로 인해 훼손되고 말았다. ‘종합 조사’라는 말이 무색할 정도로 의학적 기준은 여전히 절대적이며, 예산을 확대하지 않은 채 대상자 유입률만 높인 조치는 중증장애인의 서비스 시간을 뭉텅이로 잘라내고 말았다. 당장 다가오는 7월부터 정부의 보전 조치가 순차적으로 종료되지만, 공단은 당사자에게 점수의 세부 내역조차 고지하지 않고 있는 데다가 ‘중복 수혜’라는 명목으로 주간 활동 서비스 이용자의 활동 시간을 차감하기까지 했다.


이러한 가운데 정부 차원의 24시간 지원은 여전히 요원하다. 정부가 근거로 삼는 지자체 추가 지원 사업은 지자체의 재정자립도에 따라 그 격차가 상이하고 기준 또한 일괄적이지 않아 거주지 선택권마저 침해당하고 있다. 24시간 지원 기준이 없는 지역의 중증장애인들이 여전히 기저귀를 착용한 채 뜬눈으로 밤을 새울 수밖에 없는 실정이다.


장애등급제 폐지는 제도의 형식적 변화, 무늬의 교체만을 의미하지 않는다. 장애인 당사자에게 ‘평범한 삶’을 보장하지 않았던 정책과 제도의 구조를 탈피하고, 권리에 입각한 수요자 중심의 체계가 구축되지 않는 한 장애등급제는 ‘진짜’ 폐지될 수 없다. 우리 투쟁의 모든 요구는 장애인의 하루가 온전하게 평범할 수 있도록, 하루 24시간과 1년 365일이 안전할 수 있도록 국가가 책임져야 한다는 당연한 전제에 기반한다. 탈시설과 자립, 교육과 노동, 그리고 이동. 사회 구성원이라면 누구에게나 제공되어야 할 평범한 권리의 중심에 장애인 활동지원제도가 있다.


장애인의 하루도 비장애인과 동일한 24시간이기에, 온전하고 주체적인 삶을 영위할 수 있도록, 자연스러운 66세와 평범한 일과를 누릴 수 있도록 국가의 책임과 장애인의 권리를 명시한 장혜영 의원의 장애인활동지원법 발의를 진심으로 환영한다. 그리고 이 당연한 권리가 당연하게 자리 잡을 수 있도록, 우리는 국회가 본 법안과 함께 장애인권리보장법·장애인탈시설지원법을 조속히 통과시킬 것을 촉구한다.



2022. 4. 27.

한국장애인자립생활센터협의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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