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0825_[삭발투쟁결의문]_97일차, 신경수(민들레장애인자립생활센터)
- [결의문&발언문]
- 한자협
- 08-26
- https://www.kcil.or.kr/post/5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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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장애인권리예산 촉구 97일차 삭발투쟁 결의문
인천 민들레장애인자립생활센터에서 활동하는 신경수 권익옹호팀장입니다.
올해 탈시설 13년 차가 되었습니다. 인천에 오기 전에 장애인거주시설인 한사랑마을에서 살았습니다. 발달장애인과 지체장애인이 함께 있는 시설입니다. 한사랑마을에는 1988년 12월 26일에 입소했습니다. 시설 원장이 데려왔어요. 그곳에는 한 방에 열 명이 살았는데, 모두 팔다리를 묶어 놓았어요. 거주인은 나랑 비슷한 열 살에서 열한 살짜리 어린이들이었고, 다들 심한 지체장애가 있었습니다.
한사랑마을은 지금도 있습니다. 처음엔 거기에서 나간다는 건 꿈도 못 꿨습니다. 인권 감시가 나오면서 자립하고 싶은 사람이 있으면 자립을 지원해 주는 걸로 바뀌었어요. 인권 감시가 뭐냐면 국가인권위원회에서 매달 전국 단위 모든 시설로 점검을 나가는 것입니다.
시설 직원들이 저를 막 폭행해서 억울했습니다. 우리에게 벌을 주면서 세끼 밥을 주지 않았어요. 화장실은 멀리 있는데, 밤에 자다 깨서 화장실까지 이동하기가 어려워 소변을 바지에 지리면 또 마구 때렸어요. 다음 날 보면 다리에 시퍼렇게 멍이 들어 있었어요. 독방생활을 오랫동안 한 적도 있었습니다.
그러다가 민들레장애인야학 박길연 대표님을 만나게 되었습니다. 2009년 제가 29살 때 발바닥행동 김정하 누나가 이미 한사랑마을에서 살던 여자분 두 명의 탈시설을 도왔어요. 그것을 보고 누나에게 자립하고 싶다고 말하고 얼마 지나지 않아서 민들레장애인야학 대표님을 만났어요. “나도 자립하고 싶다”고 부탁을 해서 2009년 3월 3일에 나와서 민들레장애인야학에 들어 왔습니다.
민들레장애인야학에 오고 나서야 먹고 싶은 걸 먹게 되고 가고 싶은 곳도 마음대로 가게 되고 보고 싶은 사람들도 만나게 되었습니다. 마음대로 자유를 누릴 수 있다는 사실이 너무도 행복한 일이며 탈시설이 꼭 필요하다는 걸 알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탈시설지원법이 통과되어야 합니다. 이동권을 완벽하게 보장해야 합니다. 장애인권리예산이 보장되어야 합니다. 모두가 탈시설을 해야 합니다. 탈시설하고 나서 시설에 있는 제 동료들을 열심히 지원해서 시설을 나올 수 있게 했습니다. 저는 별로 한 것이 없습니다. 동료들이 탈시설할 용기가 없었다면 할 수 없었을 겁니다.
2022년 지금은 민들레장애인자립생활센터의 권익옹호팀장으로서 오늘도 열심히 활동하고 있습니다. 탈시설지원법 통과까지 열심히 투쟁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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