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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명] 보건복지부의 항소는 장애인의 노동 배제 구조, 시혜적 복지를 지속하겠다는 차별 선언이다! -서울중앙지방법원(제22민사부, 재판장 : 최욱진) 판결에 대한 보건복지부 항소에 붙이며-

  • [보도&성명]
  • 한자협
  • 12-09
  • https://www.kcil.or.kr/post/661

한국장애인자립생활센터협의회 

대표 : 이형숙 

주소: (03086) 서울특별시 종로구 동숭길 25, 유리빌딩 5층 506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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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담당

 자립생활정책실 백인혁(010-3928-1780) 

 배포일

 2025.12.09.(화)

 제목 

 [성명] 보건복지부의 항소는 장애인의 노동 배제 구조, 시혜적 복지를 지속하겠다는 차별 선언이다! -서울중앙지방법원(제22민사부, 재판장 : 최욱진) 판결에 대한 보건복지부 항소에 붙이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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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5년 11월 7일, 서울중앙지방법원은 보건복지부가 시행해 온 장애인일자리사업 지침이 장애인차별금지법을 위반한 것으로 판단하였다. 법원은 노인장기요양등급을 이유로 장애인을 일자리 사업에서 일률적으로 배제하도록 한 복지부 지침이 정당한 사유 없는 차별임을 확인하였고, 그에 따라 부당하게 근로계약이 종료된 원고에게 손해배상을 명령하였다.

  또한 복지부가 소송 과정에서 개정한 “근로 능력 확인을 위한 의사진단서 제출” 조항과 “장기요양등급 적정성 재조사” 조항 역시, 장애인의 노동 참여를 사전에 제한하고 노동 능력을 국가가 일방적으로 재단하는 방식의 제도적 차별에 해당함을 분명히 하였다. 이는 노동권을 접근 가능한 권리가 아니라 국가가 허가하는 대상처럼 취급해 온 기존 정책 관행의 문제를 정확히 드러낸 판단이었다.

  그러나 이 같은 법원의 판결에도 불구하고, 보건복지부는 11월 28일 항소를 제기하였다. 이 항소는 단순한 절차적 불복이 아니라, 오랫동안 대한민국 장애 정책 전반에 내재해 온 장애인의 노동 배제 구조를 유지하겠다는 의지의 표현이며, 헌법과 인권의 기준을 행정적 논리로 무력화시키겠다는 선언에 다름 아니다. 그렇기에 이번 복지부의 항소는 행정 권력의 단순한 관성을 넘어, 이미 확인된 차별을 고착화시키려는 국가적 퇴행에 해당한다.

  본 소송의 배경이 되는 원고 최윤정씨의 사건은 단일한 행정 처분의 문제가 아니라, 대한민국 장애인 정책의 구조적 결함을 드러낸 사건이었다. 한국의 장애인 정책은 긴 세월 장애인의 삶을 권리 보장의 측면이 아닌 보호와 돌봄의 범주로 다뤄왔으며, 이 같은 시혜적 관점은 활동지원, 장기요양, 장애인일자리사업 등 여러 정책 간의 관계를 권리의 연속성이 아닌 급여 간의 대체 관계로 인식하게 만들었다.

  그 결과 장애인은 새로운 제도에 편입될 때마다 기존의 권리가 축소되거나 박탈되는 현실에 놓일 수 밖에 없었다. 특히 만 65세가 되었다는 이유만으로 장애인활동지원서비스에서 노인장기요양으로의 전환을 강제 당하고, 강제된 장기요양 수급으로 노동의 기회마저 박탈 당해야 했던 최윤정씨 사건은, ‘효율성’과 ‘행정편의주의’, ‘능력의 정상성’이라는 기준으로 설계된 대한민국의 장애인 정책이 장애인의 일상을 어떤 방식으로 위협하고 있는지 적나라하게 보여준다.

  보건복지부는 소송 과정에서 이같은 정책 관행에 내재된 반인권적 인식을 여과없이 드러냈다. 복지부는 “장기요양 수급자는 이미 복지 급여를 받고 있으므로 일자리 사업 참여를 제한할 수 있다”는 주장으로 노동권을 헌법적 권리가 아닌 특정 급여와 대체 관계에 있는 자원으로 취급했고, “일상생활 수행이 어려운 사람은 근로 능력이 없다”는 주장을 통해 국가가 장애인의 노동 능력을 일방적으로 판단할 수 있다는 반인권적 관점을 드러냈다. 이는 장애인의 노동권을 복지의 잔여물로 간주해 온 국가 정책의 민낯이다.

  법원의 판결은 복지부의 항변을 전면적으로 부정하며 인권적 전환을 요청한다. 노동은 사회적 관계 형성, 일상적 이동, 시민으로서의 주체적 삶을 가능하게 하는 근거로써 단순히 임금 획득의 매개나 복지의 하위 범주로 종속되어서는 안되는 실체적 권리다. ‘장기요양 수급 여부는 노동 능력의 부재를 의미하지 않고, 정당한 편의를 제공하면 충분히 노동할 수 있다’는 재판부의 판단은 장애인의 노동권을 복지의 대체물이 아닌, 국가의 지원을 통해 실현해야 할 헌법적 권리로 명확히 재위치시켰다.

  그럼에도 보건복지부는 장애인을 시혜의 대상으로 범주화해 온 낡은 체계를 고수하며, 차별적 기준의 지속을 위해 항소를 선택하였다. 다시 한 번 보건복지부에 최소한의 성찰을 요구한다. 본 사건에 대한 복지부의 항소는 인권과 헌법 질서보다 행정 편의를 우위에 두려는 국가적 퇴행으로, 장애인을 권리의 주체로 인정하지 않겠다는 선언에 다름 아니다.

  계엄의 본질은 권리의 박탈이다. 윤석열의 내란 이전부터, 대한민국 중증장애인들은 계엄과 같은 조건에 놓여야만 했다. 이 불안정한 토대를 조성한 것은 다른 무엇도 아닌 능력과 효율성을 중심으로 구조화 된 대한민국의 장애 정책과 복지 체계였다. 장애인의 권리를 복지의 잔여물로 취급하며 인간다운 삶의 기회를 박탈해왔던 역사를 반성하지 않는 권력이라면, ‘주권’은 여전히 장애인에게 닿을 수 없다.

  계엄의 상흔을 청산하겠다고 선언한 국민주권정부이기에, 성찰과 반성, 장애인의 기본적 권리 보장을 위한 최소한의 태도를 보여주리라 기대하며 요구한다.

  지금 당장 항소를 취하하라.


2025년 12월 9일


한국장애인자립생활센터협의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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