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1223_[성명서] 서울교통공사의 손해배상청구 탄압에도 불구하고 연대하는 시민들과 함께 투쟁을 멈추지 않겠다.
- [보도&성명]
- 한자협
- 04-11
- https://www.kcil.or.kr/post/305
성명서 |
서울교통공사의 손해배상청구 탄압에도 불구하고
연대하는 시민들과 함께 투쟁을 멈추지 않겠다.
...‘피고들은 2021년 1월 22일부터 11월 12일까지 일곱 차례에 걸쳐 장애인 이동권 보장 요구를 주장하며, 열차 내에서 전동휠체어를 타고 승하차를 반복하여 시위를 하는 등 원고의 열차 운행을 방해하여 교통 방해 행위, 업무 방해 등의 불법행위를 저지른 자들입니다.’
서울교통공사는 지난달 11월 23일 올해의 이동권 투쟁으로 인해 정상적으로 열차를 운행하지 못하였다며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에 손해배상을 법원에 청구했다. 국고와 지자체 예산으로 운영되는 지방 공기업이 기본권 보장을 외치는 시민을 향하여 무려 3000만 원이라는 손해배상 청구했다.
올해는 2001년 오이도역 리프트 추락 참사가 일어난 지 20년 된 해이다. 물론 2001년 이전에도 그리고 이후에도 리프트 인명사고는 계속해서 일어났다. “모두가 안전하게 이동할 권리”, “죽음을 각오하지 않더라도 지하철을 탈 권리”, “장애인이라는 이유만으로 이동권에 제약이 생기지 않을 권리”를 외친 결과 서울시는 2015년 ‘장애인 이동권 증진을 위한 서울시 선언’을 발표했다. 그 선언은 2022년까지 서울시 지하철 역사에 엘리베이터를 100% 설치하고 2025년까지 시내 저상버스를 100% 도입하는 약속이었다. 그러나 2021년 지금까지도 서울시 지하철 역사 283개 중 22개의 역사(7.8%)에는 지상에서 승강장까지 엘리베이터가 연결되지 않고 있다.
서울시 스스로가 약속을 했음에도 약속은 지켜지지 않았다. 전장연은 약속 이행을 요구하며 지하철에 올랐다. 우리는 오히려 서울시와 교통공사에 되묻는다. 20년간 이동의 자유를 빼앗긴 장애인들의 손해는 어떻게 배상할 것인가. 20년간 위험을 무릅쓰고 지하철을 타고 다녔다. 추락하고 떨어지고 중간에 멈추는 등 이 위험한 살인기계 휠체어 리프트를 엘리베이터로 바꿔달라는 게 무리한 주장인가, 비장애인 수십 명이 지하철을 타는건 괜찮고 휠체어를 탄 장애인 몇 명이 지하철을 타는 것을 진정 불법이라고 규정하는가, 또한 이러한 행동을 벌금과 손해배상으로 탄압하는 것은 정당한지 묻는다.
이번 서울교통공사의 손해배상 청구 소식에 많은 시민들이 자발적으로 응원과 지지, 십시일반의 후원을 보내고 있다. 서울교통공사는 20년간 진보적 장애운동이 변화시킨 사회의 변화를 보라, 시대의 변화는 그저 얻어지는 게 아니다. 시간이 지났다고 장애인 이동권이 저절로 개선되는 것이 아니다. 장애인들의 투쟁이 있었기에 변화한 장애인 이동권을 손해배상 청구로 입막음 하지 말라.
장애인의 안전하고 자유로운 이동권이 보장되지 않는다면 그 누구도 안전하고 자유롭지 못하다. 시민들은 알고 있고, 기꺼이 그 불편을 함께 감수하겠다고 말한다. 그 어떠한 벌금과 손해배상으로도 우리는 사회의 변화를 멈추지 않을 것이다. 서울교통공사의 손해배상청구 탄압에도 굴하지 않고, 연대하는 시민들과 끝까지 투쟁할 것이다.
2021. 12. 23.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