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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0802_[삭발투쟁결의문]_82일차, 최영동(진영장애인자립생활센터)

  • [결의문&발언문]
  • 한자협
  • 08-02
  • https://www.kcil.or.kr/post/48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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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장애인권리예산 촉구 82차 삭발투쟁 결의문

“좀! 함께 살자!”

안녕하세요. 저는 27살 생일날 교통사고로 인하여 하반신 마비 판정을 받았고, 휠체어 없이는 이동할 수 없는 중증 장애인입니다. 사고가 난 후 치료받는 2년의 병원 생활은 큰 어려움 없이 생활하였습니다. 장애인 화장실이 층마다 있었고, 주 출입구 앞에는 항상 경사로가 있어 저 혼자서도 충분히 이동이 가능하였습니다.

병원 생활이 끝나고 집으로 오면서부터 내 삶은 변화하기 시작하였습니다. 휠체어가 접근 가능한 장애인 화장실이 없어 실수하는 일이 빈번했고, 그러다 보니 자존감이 떨어져 10년 동안 집에만 있었습니다. 점점 몸은 쇠약해지고 삶이 피폐해질 때쯤 이렇게 살면 안 되겠다 싶던 차에 자립생활센터를 알게 되었고 사회운동을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밥 먹으려고 식당을 찾으면 경사로가 없어 돌아서는 경우, 식당이 좁아서 휠체어 손님은 받기 힘들다고 하면서 문을 닫는 경우, 행정복지센터 편의시설이 되어 있지 않아 장애인 혼자서 이용할 수 없는 경우 등 이것이 바로 중증장애인들의 삶입니다. 인도로 가다가 내려오는 경사로에 불법 주차로 인하여 지나왔던 길을 돌아가서 차도로 가는 경우, 인도가 울퉁불퉁 고르지 않아 차도로 가는 경우, 인도에 물건이 쌓여 있거나 가로수로 인하여 휠체어가 못 지나가는 경우 등 이럴 때마다 위험하다는 것을 알지만 어쩔 수 없이 차도로 가야만 했습니다. 이것이 현재 휠체어 탄 중증장애인의 이동권입니다.

저는 10년 전부터 경남에 있는 시외버스 터미널에서 “우리도 시외버스를 타고 고향가고 싶다.”라고 외쳤지만 여전히 경남에는 시외로 가는 저상버스가 단 한 대도 없습니다. 10년이면 강산이 변한다고 합니다. 하지만 지금도 표를 구입해도 버스를 탈 수가 없으며 여전히 10년 전과 똑같은 상황입니다. 윤석열 대통령의 공약인 시외·고속 저상버스 확충의 경우 정부의 지원 없이는 불가능하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고 지자체는 예산 문제 등으로 관련 인프라 확충에 난색을 표하고 있습니다. 여전히 정부는 예산 부족 문제로 장애인의 발을 묶고 있습니다.

아직도 장애인들은 집구석이나 시설에 처박혀 가족과 사회의 짐처럼 느끼며 살아 가고 있습니다. 장애가 있다는 이유만으로 가고 싶은 곳을 마음대로 갈 수 없는 것이 장애인이기 때문에 당연히 참아야 하는 것으로 여겼습니다. 그런데 보이지 않는 쇠사슬에 묶여 있던 장애인들이 탈 수 없었던 지하철의 선로를 점거하고 세상을 멈췄습니다. 장애를 이유로 차별과 억압을 운명으로 결정당했던 장애인 당사자들이 온몸과 선로에 사슬을 묶어 자신들을 억압했던 지하철과 세상에 대해 스스로 결정하겠다고 다짐하였습니다. 이러한 매우 강력한 실천투쟁을 통한 세상의 교체는 장애인의 주체성을 사회적으로 부각시키기에 충분했습니다.

인간이라면 누구나 누려야 할 권리, 바로 가장 기본적인 권리, 이동권을 보장받기 위해 청와대 앞에서, 국회의사당 앞에서, 기획재정부 앞에서, 광화문역에서 등 21년을 외쳤습니다. 저는 더 이상 보호받아야 할 사람, 치료받아야 할 환자가 아닌 최영동이라는 한 사람으로 당당하게 살아가고 싶습니다.


? 결의문 모아 보기: https://bit.ly/삭발결의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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