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0831_[삭발투쟁결의문]_101일차, 대추(노들장애인야학)
- [결의문&발언문]
- 한자협
- 08-31
- https://www.kcil.or.kr/post/5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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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장애인권리예산 촉구 101일차 삭발투쟁 결의문
안녕하세요, 노들장애인야학에서 활동하는 대추입니다. 제가 이 자리에 서는 일이 쉬운 일은 아니었는데 이렇게 결의를 다짐하는 자리를 얻게 되어 영광입니다.
제가 처음 장애인권에 대해 생각한 것은 집회가 끝나고 학생들과 집에 가는 길에서였습니다. 서울교통공사에 장애인의 이동권에 대해 이야기하고 집으로 돌아가는 길, 경찰은 휠체어를 탔다는 이유로 ‘다시 집회를 할 수 있으니 당신들은 지나가지 못한다’는 이야기를 했습니다.
비장애인은 이에 대해 전혀 생각해 보지 않은, 이동하고 싶다는 기본적인 권리에 대해 우리의 기본권을 지켜 달라고 이야기를 하고 돌아가는 길. 우리는 같이 모여서 소리 높여 권리를 외쳤다는 이유와 휠체어를 탔다는 이유로 경찰의 방패에 가로막혀 집으로 돌아가지 못했던 그 일을 계기로 저는 우리 사회의 장애인권에 대한 인식과 그동안 내가 전혀 인지하지 못하던 또 다른 세상이 있었다는 걸 알게 됐습니다. 나와 일상을 함께했던 친구가, 가족이 비장애인으로서는 전혀 염두에 둘 이유가 없었던 이동에 대해 고민하고 걱정해야 하는 일은 저에게 큰 인상으로 남았습니다.
그 일이 있고 6년 후인 지금도 조금은 좋아졌다고 하지만 크게, 아주 눈에 띄게 달라지진 않았습니다. 지금도 야학의 학생들은 서울에서 경기도로 가는 것에 많은 부담을 느끼시며 일정이 조금이라도 늦어지거나, 비가 오면 장콜이 잡히지 않는다고 걱정을 하시며 장콜이 잡히지 않으면 아주 늦은 시간까지 기다려야 합니다. 그런 와중에 버스는 사람이 많아서 눈치가 보여 타지 못하고, 지하철의 엘리베이터가 고장 나는 날이면 30분이 걸릴 거리를 2시간이 걸려 가야 하는 실정입니다.
누군가 자유롭게 이동하고 싶고, 65세가 넘으면 몸이 이전보다 더 안 좋아지지만 활동지원을 예전보다 더 받겠다는 게 아니라 이전에 받았던 것처럼만 받고 싶다는 소망. 그리고 가고 싶은 곳에 갈 수 있는 이동 수단이 없어 갈 수가 없는데, 이런 걱정 없이 가고 싶은 곳에 어디든 가 보고 싶다는 기본적인 이야기들을 하는 학생들에게, 지금은 힘들지만 같이 목소리 내서 사회에 이야기하겠다고 머리를 밀며 조심스럽게 이야기해 봅니다. 학생들과 기본적인 교육, 이동, 나의 삶에 대한 지원에 대해 편하게 이야기하는 그날까지 옆에서 있겠습니다.
긴 이야기를 들어 주셔서 감사합니다.
? 결의문 모아 보기: https://bit.ly/삭발결의문
? 투쟁 100일차의 기록_133명의 삭발기록 영상 : https://youtu.be/UPKq2OMj5f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