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하자

220427_[논평]_장애인의 하루도 비장애인과 동일한 24시간이기에

  • [보도&성명]
  • 한자협
  • 04-28
  • https://www.kcil.or.kr/post/384

보도자료

한국장애인자립생활센터협의회

보도자료전화_02-738-0420 /팩스_02-6008-2973 /메일_kc-cil@hanmail.net /홈페이지_kcil.or.kr

수신

언론사 사회부 담당

시민사회 단체

배포일자

2022년 4월 27일(수)

담당

이정한 (02-738-0420)

페이지

총 2매

제목

전장애인의 하루도 비장애인과 동일한 24시간이기에

 


논 평



장애인의 하루도 비장애인과 동일한 24시간이기에



장애인차별철폐투쟁 20주년을 맞이하는 2022년. 대한민국 사회는 싸우는 장애인의 등장에 시선을 고정한 채 각자의 방식으로 공명하고 있다. 누군가는 장애인의 더딘 지하철 승차에 불만을 토로하고, 또 누군가는 그 투쟁의 시간에 빚졌다며 응원과 연대를 속삭인다. 우리는 시간을 붙잡고 싸우고 있다. 우리의 투쟁은 시간을 획득하기 위한 투쟁이다. 우리는 비장애인의 속도로 달리는 사회를 붙들고, ‘정시성이 생명’이라는 반쪽짜리 시스템을 붙잡고 있다.


시설 거주 장애인의 수십 년보다 비장애인의 출근길 5분이 더 중요한 문제로 여겨지는 사회, 활동지원의 공백으로 인해 뜬눈으로 밤을 지새우는 중증장애인의 어둠이 잊히는 사회가 여기에 있다. 이 사회를 붙들어 세워 더딘 시계를 꺼내 보이는 우리에게 집권 여당이 될 정당의 대표는 비문명적 행위라고 이죽거리며 투쟁의 대상이 누구냐 반문한다. 우리는 답한다. 20년 내내 투쟁의 상대는 장애인을 배제하는 ‘정상성’이라는 신화라고. 우리는 우리의 시간을 알리고 있다.


장혜영 의원이 2020년 6월 발의한 ‘활동지원 24시간 보장법’이 통과돼 만 65세 장애인에 대한 인권 침해 사안을 일부 해소했다. 그러나 당시 24시간 보장을 위한 조항은 상임위 소위원회의 문턱을 넘지 못했고 장애인의 권리도 그 턱 아래에 멈춰 섰다. 이에 장혜영 의원은 지난 4월 20일 장애인차별철폐의 날을 맞아 활동지원제도에 대한 장애인 당사자의 권리와 국가 책임 강화를 명시한 개정 법률안을 다시 한번 발의했다.


‘현대판 고려장’이라 불리는 활동지원법 제5조 제2호(신청자격)는 개정되었지만 여전히 당사자의 선택권 보장이 이루어지지 않고 있으며 대상자 선정 기준은 매우 협소하다. 또한 해당 조항은 만 65세 미만 노인장기요양 수급 장애인의 활동지원 신청을 원천적으로 봉쇄하고 있는데, ‘헌법불합치’ 판결을 받아 올해 12월 31일까지 입법 개선을 해야 함에도 복지부는 개선 방침을 공개하지 않고 있다. 장혜영 의원의 개정안은 해당 사안에 대해 장애인의 ‘선택권 보장’을 명시하는 등 당사자의 주체성과 권리를 보장하는 조항들을 담고 있다.


장애등급제의 단계적 폐지 이후 3년, 획일적 기준에 맞춰진 행정 편의적·공급자 중심의 복지 체계를 개편하고자 했던 장애계의 염원은 부족한 예산과 그에 맞춰진 서비스지원 종합 조사라는 판정 도구로 인해 훼손되고 말았다. ‘종합 조사’라는 말이 무색할 정도로 의학적 기준은 여전히 절대적이며, 예산을 확대하지 않은 채 대상자 유입률만 높인 조치는 중증장애인의 서비스 시간을 뭉텅이로 잘라내고 말았다. 당장 다가오는 7월부터 정부의 보전 조치가 순차적으로 종료되지만, 공단은 당사자에게 점수의 세부 내역조차 고지하지 않고 있는 데다가 ‘중복 수혜’라는 명목으로 주간 활동 서비스 이용자의 활동 시간을 차감하기까지 했다.


이러한 가운데 정부 차원의 24시간 지원은 여전히 요원하다. 정부가 근거로 삼는 지자체 추가 지원 사업은 지자체의 재정자립도에 따라 그 격차가 상이하고 기준 또한 일괄적이지 않아 거주지 선택권마저 침해당하고 있다. 24시간 지원 기준이 없는 지역의 중증장애인들이 여전히 기저귀를 착용한 채 뜬눈으로 밤을 새울 수밖에 없는 실정이다.


장애등급제 폐지는 제도의 형식적 변화, 무늬의 교체만을 의미하지 않는다. 장애인 당사자에게 ‘평범한 삶’을 보장하지 않았던 정책과 제도의 구조를 탈피하고, 권리에 입각한 수요자 중심의 체계가 구축되지 않는 한 장애등급제는 ‘진짜’ 폐지될 수 없다. 우리 투쟁의 모든 요구는 장애인의 하루가 온전하게 평범할 수 있도록, 하루 24시간과 1년 365일이 안전할 수 있도록 국가가 책임져야 한다는 당연한 전제에 기반한다. 탈시설과 자립, 교육과 노동, 그리고 이동. 사회 구성원이라면 누구에게나 제공되어야 할 평범한 권리의 중심에 장애인 활동지원제도가 있다.


장애인의 하루도 비장애인과 동일한 24시간이기에, 온전하고 주체적인 삶을 영위할 수 있도록, 자연스러운 66세와 평범한 일과를 누릴 수 있도록 국가의 책임과 장애인의 권리를 명시한 장혜영 의원의 장애인활동지원법 발의를 진심으로 환영한다. 그리고 이 당연한 권리가 당연하게 자리 잡을 수 있도록, 우리는 국회가 본 법안과 함께 장애인권리보장법·장애인탈시설지원법을 조속히 통과시킬 것을 촉구한다.



2022. 4. 27.

한국장애인자립생활센터협의회

이 글을 페이스북으로 퍼가기 이 글을 트위터로 퍼가기 이 글을 카카오스토리로 퍼가기 이 글을 밴드로 퍼가기
번호 분류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수
공지 기타 ⭐️ 교육 신청은 여기로 ⭐️ 한자협 09-13 4,265
306 보도&성명 220425_[성명서]_전장연의 지하철 캠페인은 교통방해죄라는 사법처리의 기준으로 판단할 문제가 아니다.(2… 한자협 04-28 687
305 보도&성명 220425_[보도자료]_장애인권리․민생4법 제․개정 촉구 Disability Pride 행진 국회는 ‘검수… 한자협 04-28 769
304 보도&성명 220425_[보도자료]_4.26(화) 4월 임시국회 내 장애인평생교육법과 장애인 등에 대한 특수교육법 제ㆍ… 한자협 04-28 691
303 보도&성명 220424_[보도자료]_전장연 지하철행동의 경찰조사에 따른 기자회견, ‘경찰은 수십년간 장애인권리를 위반 … 한자협 04-28 805
302 보도&성명 220422_[보도자료]_4.22(금) '제28차 출근길 지하철을 탑니다’ 장애인권리예산 기획재정부 답변 촉… 한자협 04-28 692
301 보도&성명 220421_[보도자료]_’제27차 출근길 지하철 탑니다.’ 재개에 따른 입장 (2022.4.21.(목)) 한자협 04-28 674
300 보도&성명 220420_[입장문]_인수위 장애인정책 브리핑에 대한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의 입장 한자협 04-28 770
299 보도&성명 220420_[보도자료]_전국탈시설장애인연대 출범식 한자협 04-28 779
298 보도&성명 220419_[보도자료]_2022년 21회 420장애인차별철폐투쟁 투쟁결의대회 (2022. 4. 20.(수)… 한자협 04-28 795
297 보도&성명 220418_[보도자료]_420장애인차별철폐투쟁의 날 맞이, 제 20대 윤석열 정부에 따른 인수위에 대한 입… 한자협 04-28 696
296 보도&성명 220415_[보도자료]_장애인권리예산 인수위 답변 촉구를 위한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 8차 삭발 투쟁 결의식… 한자협 04-28 663
295 보도&성명 220414_[보도자료]_4.14(목) 2022 Disability Pride - 국회는 장애인평생교육법과 … 한자협 04-28 905
294 보도&성명 220411_[보도자료] 04.11(월) 양천향교역 에스컬레이터 휠체어 추락 참사 서울시 공식사과 촉구 지하… 한자협 04-13 835
293 보도&성명 220411_[보도자료] 장애인권리예산 및 SMA 치료제 보험적용 확대와 의료 접근권 확보를 위한 기자회견 한자협 04-13 607
292 보도&성명 220408_[성명서] 양천향교역 에스컬레이터 장애인 추락 사망 서울시는 공식 사과하라! 한자협 04-13 774
291 보도&성명 220408_[보도자료] 장애인권리예산 인수위 답변 촉구를 위한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 8차 삭발 투쟁 결의식… 한자협 04-13 767
290 보도&성명 220407_[논평] 탈시설로 대전환! 장애인정책의 패러다임 변화를 만들기 위하여 정부와 국회는 책임을 다하… 한자협 04-13 686
289 보도&성명 220407_[논평]이준석 국민의힘 당대표는 갈라치기에 비아냥정치의 귀재인가. 한자협 04-13 688
288 보도&성명 220406_[보도자료] 4.7(목) 장애인권리예산 인수위 답변 촉구를 위한 7차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 삭발… 한자협 04-13 670
287 보도&성명 220405_[보도자료]서울시 휠체어리프트 추락사망사고 책임 공식 사과 및 서울시 장애인탈시설지원조례 제정 … 한자협 04-12 8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