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0726_[삭발투쟁결의문]_78일차, 송지연(피플퍼스트 성북센터)
- [결의문&발언문]
- 한자협
- 07-26
- https://www.kcil.or.kr/post/475
? 장애인권리예산 촉구 78차 삭발투쟁 결의문
안녕하세요. 저는 피플퍼스트성북센터 송지연 센터장입니다. 저는 어제까지 피플퍼스트, 발달장애인 당사자 운동의 소중한 동지인 김동호 활동가의 천국 가는 길을 배웅하고 왔습니다. 무거운 마음으로 삭발 결의문을 작성하게 되었습니다.
저는 중・고등학교 시절에 관계가 어려워서 중퇴를 하고 검정고시를 보았습니다. 그때 검정고시 성적이 높다는 이유로 발달장애인으로 인정이 안 되었습니다. 그때는, 제 자신이 장애인이라는 것을 받아들이기 어려웠던 것 같습니다. 특히 부모님이 받아들이기 힘들어하셨습니다.
이후 저는 2012년에 평생교육교육원 사회복지 실습을 하게 되었습니다. 그때 실습을 하며 피플퍼스트 활동을 준비하는 발달장애인 동료들을 만나게 됩니다. 자기 얘기를 당당하게 하고, 차별 없는 세상을 만들자고, 하고 싶은 말을 다 하는 것을 보면서 나도 저렇게 하고 싶다고 생각했습니다. 저는 장애가 있다는 것을 인정하고 싶어졌습니다. 장애 등록이 꼭 되기를 바랐습니다. 그해 8월에 다시 검사를 하고 심사를 받아 장애 등록이 되었습니다. 저는 장애 등록이 기뻤습니다. 내가 있을 곳이 생긴 느낌이 들었습니다.
등록한 발달장애인으로 살아온 지 어느덧 10년이 되었습니다. 피플퍼스트 만난 지도 10주년이 되었습니다. 10주년이 된 지금 피플퍼스트 활동가로서, 이 자리에서 삭발하게 된 것이 의미 있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피플퍼스트 성북센터에서 작년부터 일하면서 장애운동의 역사를 배우고, 스터디를 했습니다. 장애에 대한 인식이, 제도가 변한 것 같지만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습니다. 사람들은 여전히 장애인을 동등한 존재로 보지 않습니다.
정말 세상이 바뀌었다면, 발달장애인이 죽임을 당해야 할까요? 정말 장애인들이 제대로 지원받았다면, 가족들이 죽으려고 할까요? 크게 변하지 않았다는 생각이 듭니다. 정말로 바뀌려면, 달라지려면, 우리의 권리를 보장할 예산이 늘어나야 합니다. 예산이 늘어나면, 조금이나마 평등한 삶의 시작이 되지 않을까요?
비장애인은 발달장애인들에게 이렇게 묻습니다.
“발달장애인 어떻게 일을 해?” 묻는다면, “제가 합니다.”
“발달장애인 어떻게 자립해?” 묻는다면, “제가 합니다”
“발달장애인이 어떻게 센터를 운영 할 수 있어?” 묻는다면, “저희 동료들이 즐겁게 일합니다.”
이렇게 대답하겠습니다.
그러니 정부는 들어주세요. 장애인들이 더 이상 죽지 않고, 평등하고 자유롭게 살아가도록 예산을 주십시오. 기재부는 우리의 예산을 내놓으십시오. 시민 여러분, ‘발달장애인은 못 해’, ‘안 돼’라는 생각을 멈추세요. 세상이 다르다고, 부족하다고 생각하는 우리가 세상을 바꿀 것입니다.
장애인권리예산 보장하라! 발달장애인이 세상을 뒤집자! 투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