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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1018_[삭발투쟁결의문]_124일 차, 풍경(전북장애인차별철폐연대)

  • [결의문&발언문]
  • 한자협
  • 10-18
  • https://www.kcil.or.kr/post/5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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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장애인권리예산 촉구 124일 차 삭발투쟁 결의문

안녕하세요. 저는 전북장애인차별철폐연대 집행위원장 양은주(풍경)입니다. 저는 올해 전장연에 입사해 전북장차연 사무국장을 하다가 지역의 해묵은 문제로 인해 활동정지를 당하게 된 전북장차연 공동대표와 집행위원장을 대신해 갑작스럽게 집행위원장을 맡게 됐습니다.

지역에서 삭발투쟁을 조직해야 하는 제가 먼저 삭발에 동참하고서야 동지들께 삭발투쟁에 참여하자고 제안할 수 있을 거 같아 오늘 삭발을 결의하게 되었습니다.

저는 올해 상반기 전국대회에 참여하며 출근길 지하철 투쟁에 몇 번 참여했습니다. 그때 알았습니다. 그나마 잘돼 있다는 서울의 교통 체계에서도 휠체어를 탄 장애인들이 이동하는 것은 매우 어렵다는 것을요. 혼자서 서울의 지하철을 이용할 때와 휠체어 탄 동료와 서울의 지하철을 이용하는 데에 너무도 큰 격차가 생겼습니다. 비장애인인 제가 혼자서 이동할 때는 엘리베이터를 타야할 일이 없어 막힘이 없었지만, 난생 처음 휠체어를 탄 동료들과 지하철을 이용했는데 환승 구간에 엘리베이터가 없어 막히는 경험을 했습니다. 너무도 당황스러웠습니다. 또 엘리베이터는 왜 이렇게 찾기 어려운 구석에 있는 것일까요? 엘리베이터 찾는 데도 많은 시간이 들었습니다.

엘리베이터가 없는 역에서는 장애인들이 추락해 사망했던 리프트밖에는 휠체어 탄 분들이 이동할 방법이 없었습니다. 어쨌든 목적지까지 이동해야 했으므로 리프트를 타고 올라가는 동료들을 바라볼 수밖에 없었습니다. 리프트를 타야 할 휠체어 이용자들이 많이 밀려 있었기에 잔고장이라도 일으켜 사고라도 나면 어쩌나 마음을 졸였습니다. 저는 바라만 보는데도 이런데 정작 리프트를 타고 있는 분들은 얼마나 두려웠을까요. 비장애인들이 계단을 이동하는 데 목숨을 걸어야 한다면 어떨까요? 30초면 올라가는 거리에 목숨을 걸어야 하는 사람들이 우리 옆에 있습니다.

사람들이 떨어져 죽었는데도 아직도 전 지하철 역사에 엘리베이터가 설치되지 않았다는 것이 상식적으로 이해되지 않았습니다. OECD 가입국이면 뭐 합니까. 아직도 서울의 지하철엔 구시대적 산물인 리프트가 남아 있는데요. 서울시는 대한민국 최고의 도시라고 하지만 이 리프트가 완전히 철거되지 않은 이상 대한민국에서 가장 야만적인 도시라고 부를 수밖에 없을 겁니다.

장애인들과 거리를 다니며 이동권 영상을 제작한 어떤 분이 그러더라고요. 비장애인 시민들이 편하다고 생각했던 모든 시설들이 장애인들에게는 불편했다는 것을 알게 됐다고요. 보도의 수많은 턱, 계단버스, 장애인 화장실이 없거나 경사로가 없는 건물, 너무나 높게 설계된 키오스크, 잡아당겨야 하는 은행문, 휠체어는 들어갈 수 없는 버스 정류장 등 장애인을 차별하는 시설물은 셀 수 없이 많습니다.

그렇습니다. 이 사회는 비장애인 중심으로 설계되었습니다. 그래서 장애인들은 교육 수준과 취업률, 소득은 낮고, 우울증과 스트레스 지수는 비장애인 집단보다 높아요. 빈부의 격차도 문제지만 장애인 대 비장애인 집단의 삶의 격차가 너무도 큰 것에 대해서도 같이 고민해야 합니다. 많은 시민들이 빈부 격차에 분노하면서 이러한 비장애인 대 장애인의 삶의 격차에는 분노하지 않습니다. 그리고 자기 권리를 위해 싸우는 장애인들을 향해 혐오의 말들을 쏟아냅니다.

그 혐오하는 말을 쏟아낼 때 자신을 돌아봐 보세요. 혐오하고 나면 마음이 편하시던가요? 마음이 불편하고 몸 어딘가 아프지는 않은가요? 되는 일도 없고 일은 더 꼬이고 사람들 관계도 안 좋아지고⋯. 그것이 혐오의 힘입니다. 그렇게 혐오에 열을 올리다 보면 어느 순간 자신이 괴물이 돼 있을지도 모르고요. 장애인 이동권 투쟁을 같이 응원해 보는 것은 어떨까요? 이동권투쟁을 통해 설치된 엘리베이터는 노약자분들을 더 편하게 하고, 버스 내에 LED 안내판도 많은 시민들에게 도움이 되고 있듯, 전장연의 지하철 투쟁은 어떤 또 다른 세상의 변화를 가져올지 궁금해하면서 말이죠.


? 결의문 모아 보기: https://bit.ly/삭발결의문

? 투쟁 100일 차_133명 삭발 기록영상: https://youtu.be/UPKq2OMj5f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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